2008/12/26    
잡을 수 없어
모두를 스쳐 보내는
정류장으로 서 있어야 되는 날
울렁이게 했던
어떤 이의 마음
간직하게 되어 더 외로운 날에도
빛 바랜 인화지 속으로
흑백 점점이 부활하는
어떤 간절한 모습 떠 올려야만 될 것 같은 날
나는
얼어 붙은 부리 녹이며
휘파람같은 지저귐으로
나래 하늘로 세워 퍼덕임을 연출한다
여린 햇살 퍼부어도
결고운 바람이 어루 만져 주어도
녹슨 빗장 풀지 못해 성급한 손길 탓하는 날
문 밖 사랑은
사랑이라 하지 않고
허공만 바라보는 나를 비겁하게 느끼는 날에도
열두 대문 다아 열어
그늘 걷어갈 바람 한 줄기 날아 들어야
숨쉴 수 있을 것 같던 날
나는
돌아 가는 길 보다
어둠을 헤치는 곧은 길들
세포마다 기억하고 있는 그 푸릇한 시절을
갈 빛 무성한 길에 다시 목발로 짚고 선다
더 이상 떨쳐 낼 잎새 없는
나목으로 서 있게 되더라도
안으로 그리운 잎새 무성하게 피는 날
떠나 보내낸 뒤
그 사랑을 가늠하며
절절한 구절 흙 속에 고루 뿌려 속죄하고픈 날에
나는
그 뽀얀 뭉게구름
파란초원에 여유로운 양떼 구름
은빛 반짝이는 비늘 구름을
하늘 만이 허락된 화폭에 붓을 들이데어 그리곤 한다.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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